이카
아레키파에서 버스를 타고 12시간 걸려 이카에 왔다.
처음으로 유명한 크루즈델수르 라는 버스회사를 이용해보았다.
좋은 버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버스요금도 비싼 편인데, 연말이 되어 다른 버스회사 가격이 크루즈델수르만큼
올라버린 탓에 한 번 이용해본 것.
타보니 버스자체는 일단 좋았고, 밤 9시 반에 탔기 때문에 저녁식사를 주지는 않았지만 먹을만한 간식을 주었다.
이불을 봉지에 포장하여 나누어준 것도 맘에 들었다.
틀어준 영화도 볼만했다.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 이전엔 후진 중국무술영화를 보여주거나 공포영화를 틀어주는 등
특이한 취향의 버스들을 타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 버스의 평범한 영화선택이 돋보였다고 하겠다.
안좋았던 점은 간식을 천천히 나누어준 탓에 불을 늦게 꺼서 서진이가 편히 잠을 자지 못했다는 것과,
안내양이 실내온도조절에 실패하여 한동안 땀을 흘렸다는 것 정도. 더운 탓에 서진이가 더 못잤다.
이카시내에서 택시로 10분 정도 거리에 우아까치나 라는 곳이 있는데 사막에 둘러싸인 오아시스와 샌드보딩으로 유명하다.
우아카치나는 관광지니까 싼 식당이나 시장 등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카 시내에서 머물면서 그쪽을 방문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막상 이카에 내려 숙소등의 사정을 살펴보니 관광객이 머물만한 곳은 아닌 것 같았다.
해서 다시 택시를 잡고 우아카치나에 숙소를 잡았다. 가격은 더블룸으로 40솔.
특이한 점은 이 동네 대부분의 숙소에 크던 작던 수영장이 있었다.
날씨가 덥고 건조해서 그런게 없으면 낮을 보내기 힘들기 때문인가보다.
샌드보딩 투어
숙소에서 샌드보딩 투어를 취급하고 있어서 신청했는데 인당 30솔.
듣기로 보통 40~45솔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좀 싸게 한 셈이다.
도착한 날 오후 4시 반 투어를 하게 되었다.
사막에 다니기 적당하게 개조된 차를 타고서 곡예를 하듯이 달리고는 사구의 꼭대기에서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투어다.
서진이가 있어서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하려고 하다가 숙소주인이 애를 데리고 가도 괜찮을 거라 하여 당일
같이 가기로 한 것.
서진이는 차가 흔들리고 눈에 모래가 들어가는 등 불편해서 겁을 먹고 울었다.
엄마품에 푹 안긴 데다 아빠 손까지 잡은 채 눈을 감고 덜컹거리며 달리는 차를 견뎠다.
2돌이 갓 지난 나이에 이렇게 험한 놀이기구(?)를 타는 것은 나름 드문 일일 것 같다.
덜컹거리는 차에서 서진이를 안고 있느라 손잡이도 잡지 못한 누리씨는 뒤에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그리고 샌드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사구는 제법 경사가 급했다.
스키장으로 치자면 대박 상급자 수준이다. 그렇지만 보통 보드를 깔고 업드려 경사를 내려가기 때문에
그리 위험하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말하자면 미끄럼 놀이다.
차량운전사 겸 투어가이드가 친절하게 안내해주어서 더 편하게 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짧은 것으로 시작하여 조금 더 긴 것으로 옮겨가며 5번 정도 탔던 것 같다.
우리는 서진이 때문에 번갈아가며 했다.
가이드는 서진이도 앞에 안고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건 차마 하지 못했다.
서진이를 데리고 있으면 보드를 타지 못하니까 서진이를 데리고 사구를 걸어내려가기도 했는데 이것도 나름
할만했다.
투어도 재미있었고, 황량한 사막의 풍경도 인상적이었다.
둘째날에는 이카시내에 위치한 어느 박물관에 갔다.
미이라와 구멍뚫린 머리뼈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는 건조한 지역이라서 미이라의 보존상태가 좋다고 한다.
피부와 머리카락이 잘 보존되어있었다.
미이라는 천으로 싸서 큰 항아리에 넣어 땅에 묻는 모양이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던 이 천을 누가 훔쳐가 사진만 남아있는 것도 있었다.
미이라 싼 천이 뭐가 좋아 훔쳐갔는지 모르겠다.
머리뼈에 구멍이 뚫린 것은 뇌 외과수술 때문이라고 하는데, 수술 후 뚫렸던 구멍이 아물어가는 흔적을 가진
머리뼈도 있다고 하니까 수술하고 다 죽은 것은 분명히 아니겠다.
무슨 목적으로 그리고 어떻게 했는지, 효과는 어느정도나 있었는지 궁금하다.
우리 호스텔 앞에 있는 고장난 사막용 자동차
많은 시간을 보냈음
고글쓴 서진군
사막을 달리는 자동차
위에서 내려다본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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