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어요 일상다반사

나는 싸움을 잘 못한다. 싸우고 때리느니 맞는게 속 편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착하디 착하고 여리디 여린 그런 사람은 아닌데 싸움에는 약하다. 손해를 봐도 못 따지겠다. 그런 사람이다. 

보로는 내 생각에 나보다는 낫지만 그도 그리 싸움꾼 체질은 아니였던 것 같다. 
페루 식당에서 안되는 스페인어로 어이없는 사장과 싸우고 나온적도 있었지만 아마도 보로 혼자였다면 안싸우고 그냥 나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아빠, 엄마의 아들인 서진군이 싸움꾼일리 없다. 발표하는 것도 싫어하고, 주목받는 것도 싫어한다. 
태권도도 1년넘게 해서 1품도 땄는데 학교에서 맞고 오기도 한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학교폭력'이란게 없지는 않았지만 요즘엔 그 '학교폭력'이란 것 때문에 자살하는 아이들도 있는 시대라 요즘엔 이런 일로 고민을 해야하나 
가벼이 넘겨야 하나 결정하기 어렵다. 

어느날 아침을 먹는데 서진이가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 그런다. 
"왜?" 
"학교 가면 또 어떤 애들이 놀리고 괴롭힐게 뻔하니까."
"누가 널 놀려? 전에 1학년 때 걔?" 
"아니, 걔는 요새 안그래. 다른 애. 이름은 안 말할래"
"어떻게 괴롭히는데.. 괴롭히지 말라고 해.. 친구 때리는 거 아니라고 그건 나쁜 행동이라고 그래.."
"옆에서 때려놓고 너가 그랬지 하면 아니라고 우겨. 그리고 옆에 형아한테 나를 죽이면 과자를 주겠다고 그래. 걔가 날 죽이면 걔 감옥가?"
"서진아, 사람을 죽이는게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야. 누가 누구를 함부로 죽일 수는 없는거야. 자꾸 상대하지 말고 그냥 다른 애랑 놀아, 계속 괴롭히면 엄마가 선생님께 얘기해 볼까?"
"아니 내가 알아서 할게"
"그래, 너가 하는 데 까지 해보고 너 힘으로 안될 것 같으면 엄마한테 도움을 청해, 엄마가 선생님한테 여쭤보고 태권도 관장님한테도 여쭤보고 그래도 안되면
걔네 엄마, 아빠를 만나볼게.."
"알았어. 내가 한달 버텨보고 그래도 안되면 관장님한테 말해보고, 또 한달 있어보고 안되면 담임선생님한테 말할게, 그래도 안되면 엄마한테 말해볼게"
"그래 도움이 필요하면 엄마한테 얘기해. 엄마는 너편이야.. "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건 때론 따뜻하고도 또 때론 참 어려운 일인가 보다. 
아들이 시작한지 이제 2년 째되어가는 초등학교라는 사회에서의 생활에서도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인내과 고독이라는 산을 넘어가야한다. 
그게 그런거라고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거라고 마음속에서 접어두면서도 그냥 방관만 해도 괜찮을까 엄마가 나서야 하는 적절한 시간을 내가 스쳐지나쳐 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든다.

나도 초등학교 때 엄석대 같은 반장 짝꿍에게 엄청 맞고 괴로워 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 때 그 괴로움을 우리 엄마아빠에게 말씀드렸었을까? 기억이 안난다. 엄마 아빠가 무슨 조치를 취해주지 않고 나 혼자 그냥 그 인고(?)의 시간을 보내왔던것 같다. 아마도 말을 안했을 것 같고 말을 했더라도 별다른 조치는 없었을 것이다. 
그 땐 그게 답이었을 텐데, 그게 지금도 통용되는 답인지는 확신이 안선다. 

사랑만 하고는, 좋기만 하고는 살아지는 것이 아닌 세상으로 벌써 작은 아기였던 서진이가 한발짝 두발짝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덧글

  • 2017/03/19 22:0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올라 2017/03/19 22:15 #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 매료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라비안로즈 2017/03/20 21:17 # 답글

    참 속상하시겠어요. 저는 어릴때 하도 부당한 일을 많이 당했는지라 자동적으로 싸움꾼이 되어가더라구요. 신랑도 좀 쎈 기질이 있고.. 근데 첫아들은 제가 너무 잡았는지 ㅜㅜ 약한 모습이 보이는것 같애 속상해야할지 어찌해야할지 참.. 모르겠습니다.


    세상사는게 힘들죠. 아이들은 덜 겪었으면 좋겠는데..잘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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