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우라(Piura)에서 트루히요(Trujillo)로 ... 페루 Puru

이 나라에는 이상하게도 종합시외버스 터미널이 없습니다.

각 버스회사마다 자기만의 터미널이 있어 이 작은 터미널들이 비슷한 거리에 모여있기고 하지만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회사의 터미널은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었습니다.


버스를 내리자마자 택시기사가 붙었습니다.

이 자(者)가 5솔(sol- 페루 화폐단위, 1솔은 대략 400원)에 우리를 데려다준다길래 그러자고 하고 택시를 탔습니다.

그 전에 우리가 작은 단위의 돈이 없다고 하자 자신이 바꾸어 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택시는 시내로 가면서 주유소에 들러 돈을 바꾸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첫번째 주유소에서 거절 당하고, 두번째 주유소에서 돈을 바꾸었는데, 

50솔 1장, 나머지 10솔로 받았습니다.

기사가 자꾸 호텔을 찾느냐 본인이 데려다주겠다고 하기에 그러마고 어느 호텔에 갔습니다.

기사는 호텔 직원에게 우리에게 받은 10솔을 5솔 두 장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우리는 가격이 좀 비싸서 다른 곳을 찾아보려고 내리려는데 기사는 다른 곳으로 또 가잡니다.

당신은 다른 손님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내리려는 표시를 했지만, 그냥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두번째 호텔에 갔지만 역시 방이 별로였고, 기사도 잔돈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3번째호텔에 이르자 기사는 은근슬쩍 우리에게 받은 10솔을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거기서 나와 조금 더 진행하다가 무언가 이상하다 싶어 경찰이 서있는 근처에 택시를 세우고 잔돈을 요구하자

기사는 그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미 여러 곳을 움직였기 때문에 추가요금이 발생했다는 것이죠.

당신이 잔돈이 없어서 이렇게 움직인 것이 아니냐고 따져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실랑이를 하다가 결론이 나지 않아 경찰에게 같이 갔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경찰에게 어필했지만 경찰은 일방적으로 기사의 손을 들어주더군요.

'택시를 타고 더 움직이면 돈을 더 내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것이 주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원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가 추가요금에 대해 고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우리 의견은 

묵살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리하여 10솔을 주고 우리는 삐우라 시내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페루에 오자마자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하게 되니 정말 기분이 나쁘더군요. 

어쨌든 

'상대방에게 잔돈이 없을 경우 미리 돈을 지불하지 말 것'
'어떤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는 그 서비스에 대해서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미리 물어볼 것'

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기분이 상해서 큰 가방을 끌고서 아무 곳으로나 전진했는데요,

어느 친절한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어디로 가냐면서 그쪽으로 가면 호텔같은 것은 없으니 아르마스 광장쪽으로 가는 게 좋다고

택시비는 3솔이상은 주지 말라고 까지 일러주었습니다.

역시나 택시는 4솔을 불렀고 우리는 3솔로 깎았습니다.


아르마스 광장 근처에는 이런저런 숙소가 많이 있었습니다.

몇 군데 들른 끝에 40솔짜리 숙소를 발견해서 하룻밤을 머물렀습니다.


본래는 한 이틀 정도 이 도시에 머물까 했지만, 와보니 특별한 구경거리는 없는 듯 해서 

다음날 바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끼토에서 알게된 일본인 친구가 알려준 Huanchaco(완차꼬)라는 해변마을에 가기위해

Trujillo(뜨루히요)라는 큰 도시로 가기로 했습니다.

삐우라에서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6시간내려오면 도착하는 도시입니다.

물론 리마(페루 수도)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갈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15일 아침 9시에 ittsa(잇싸)라는 회사의 버스를 이용해 내려오게 되었는데요,

처음 경험해보는 페루의 버스시스템은 좀 남달랐습니다.

각 회사마다 터미널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렇거니와,

전날 표를 사러 갔을 때 여권을 보여달라고 요구해서 없다고 하자 승차시간보다 30분일찍 나와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또 승차전에 짐을 맡기는 부쓰가 따로 있어서 줄을 서서 짐을 맡기고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짐에도 같은 번호표를 붙여서 내릴 때 확인하고 주더군요.

또 버스를 타러 가려면 공항에서 하듯 몸검사 짐검사를 해야 합니다.

지장까지 찍었으니까 거의 미국공항급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탄 버스는 이층버스인데요,

2층이 좀 더 싸서 35솔입니다. 

1층은 우리나라의 우등버스처럼 한쪽은 한석, 또 한쪽은 두석으로 되어 좀더 널찍합니다.

1, 2층 공히 의자는 160도 젖혀져서 쉬기에 좋은 편입니다.



아침에 여권을 보여주면서 아침과 점심식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차에 제복을 차려입은 안내양이 따로 있어서 서빙을 해주었습니다.

아침으로는 닭햄을 넣은 빵과 음료가 나와 그러면 그렇지 했는데,

버스가 치클라요라는 도시에 위치한 지사에 들러 공수받은 점심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급이라고나 할까요.

따뜻한 밥과 반찬, 후식, 음료가 포함된 제대로된 식사입니다.

맛도 훌륭했구요.

서진이도 아주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뜨루히요 까지 가는 6시간 동안 거의 사막지역을 달렸는데요.  황량한 모래 사막을 직선으로 달리는 기분은 정말 특이하더군요.

가도가도 사막이고 가끔가다가 쓰러져가는 황토빛 마을이 하나씩 나옵니다. 

그러다 큰 도시에서는 빤짝하고 건물들이 멀쩡하게 있다가 다시 조금 벗어나면 사막이더군요. 

에콰도르에서는 보지 못했던 황량하고 넓직한 풍경이었습니다.

차는 6시간 30여분 만에 뜨루히요의 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덧글

  • 노리개 2011/08/18 07:05 # 답글

    뜨루히요라면 제가 즐기던 온라인게임에 등장하던 그 교역도시군요. 흥미진진!! 계속해서 잘읽고 있습니다.
  • 올라 2011/08/19 05:00 #

    정말요? 게임에도 등장하는 도시였군요. ㅎㅎ
  • 칸타타 2011/08/18 11:45 # 삭제 답글

    그런 일 당하면 정말 기분이 좋지 않을듯....타국을 그렇게 다닐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
  • 올라 2011/08/19 05:01 #

    글치... 그래서 페루에 대한 이미지가 영 나빴다가 음식이 맛있어서 잊고 있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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